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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어느 프리랜서의 하루

Timer.Lab 2024. 7. 5. 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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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과 시간에.

망가진 루틴

 

프리랜서(freelancer)

특정 회사나 조직에 소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여러 클라이언트를 위해 계약 기반으로 일하는 전문가를 의미합니다. 프리랜서는 다양한 산업에서 활동할 수 있으며, 프로젝트 단위로 일하거나 일정 기간 동안 계약을 맺고 업무를 수행합니다.

 

 

기상

시간은 오후 1시.

공연이나 일정이 없는 평일에는 평소 오후 1시가 되어야 눈을 뜹니다. 바로 작업실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작업실로 향합니다.

 

오후 2시부터 오후 8시.

내가 키워온 능력에 기름칠을 하는 시간입니다. 포토샵, 일러스트, 라이트룸, 파이널컷, 다빈치리졸브, 블렌더, 라이노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과 친해지려고 노력합니다. 손에 익숙해지도록 계속 연습합니다.

 

또한, 장비 업그레이드에 필요한 것들을 찾아보기도 하고, 몰랐던 지식들을 계속해서 탐구합니다. 플러그인이나 다양한 질감,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보기 위해 모니터 앞에 앉아 해외 사이트들을 디깅합니다.

 

그러다 보면 내 취향의 다른 아티스트들의 작업물들을 접하게 됩니다. 이 사람은 어떤 식으로 이런 질감을 표현했을까? 이건 무엇으로 그렸을까? 어떻게 하면 만들 수 있을까? 이런 생각에 여러 자료들을 찾아보며 시간을 보내다 보면, 재미도 있고 새로운 것을 많이 알게 되는 느낌입니다. 그렇게 7시가 되고 집에 가서 가족들과 저녁 식사를 합니다.

 

부모님들도 일을 하시니, 같은 공간에 살고 있어도 내 하루의 시작 시간이 늦어서 식사 시간 외에는 잘 못 뵙습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무조건 부모님과 함께 식사하려고 합니다.

 

오후 9시부터 새벽 5시

오후 9시가 되면 작업실로 다시 출근합니다. 

이때도 내 능력을 업그레이드하면서 곧 시작해야 하는 프로젝트나 잡힌 촬영에 대해 어떻게 풀어나갈지 시뮬레이션을 돌려봅니다. 쉬는 동안에는 유튜브로 강의를 찾아보거나 뉴스를 보며 나름의 자기계발을 하려고 합니다. 누군가는 일하는 시간과 쉬는 시간을 정해놓고 지키는 것이 좋다고 하지만, 저 같은 경우는 이 일이 쉬는 것이고 놀이로 느껴지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즐기면서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나의 흥미를 끌고 내가 직접 하고 싶은 것을 찾아다니다 보면 자연스럽게 방법을 찾게 되고, 그걸 내 것으로 만들려고 공부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내가 모르고 있던 지식을 발견하고 내 것으로 만들고자 할 때, 그것이 또 하나의 독학으로 이어지고 내가 할 수 있는 능력에 추가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새벽 4시쯤 퇴근 준비를 하고 집에 들어오면, 요즘같이 일출이 빠른 때에는 스멀스멀 올라오는 해를 보고 이유 모를 불쾌감에 잠이 들곤 합니다.

성인이 된 후부터 저와 친구들은 모든 힘을 한 곳으로 모아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일을 하다 보니, 새벽까지 일을 하다가 퇴근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 외에도 가정사로 인해 집에 일찍 들어가는 것에 약간의 거부감과 안 좋은 트라우마도 한몫했습니다. 필요할 때는 일찍 일어나면 되고 출근과 퇴근이 자유로워서 그런지 어느 순간 그렇게 습관이 되었고, 약 6년간 이런 생활을 지속하다 보니 불편함을 못 느꼈습니다. 하지만 요즘 들어 불편함이 느껴지기도 하고, 이런 생활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고치려고 애를 쓰고 있습니다.

이 강박감은 뭘까?

이런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무언가를 꼭 해야 한다는 압박감, 그것이 없으면 불안해지는 마음. 어쩌면 지금의 생활 패턴도 강박의 일종이 아닐까 싶습니다. 시간을 지키고 규칙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지만, 때로는 나 자신에게도 여유와 자유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걸 깨닫습니다. 저는 이런 면에서는 너무나도 게을러서 실천하기까지가 제일 어렵죠. 지금 당장은 어렵겠지만 천천히 바꿔가야 할 숙제인 것 같습니다.

 

변화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shed the sh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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